나는........
바이크를 처음 접하고 가입한 동호회에서
난 참 운좋게 괜찮은 형, 동생들을 많이 만났다.
125cc를 시작으로, 미들급을 거쳐 리터급으로 넘어오는
교과서적인 바이크 기변을 해온 나에게 있어서,
처음 바이크를 접했을 때 내게 기본을 가르쳐준
125cc 바이크의 원메이커 동호회 중 하나였던
'트로이세상'이란 곳은 어쩌면 (cafe.daum.net/TROY)
내게 바이크 쪽으론 친정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1. 125cc로 시작한 바이크 라이프
왼쪽의 사진은 어느해 여름 '트로이세상' 카페의 오프모임에 처음 나갔을 때 사진이다.
이때 바이크 관련된 모임에는 처음이었고, 그냥 가볍게 생각해서 헬멧 챙겨쓰고 쫄래쫄래 나갔더랬다.
하지만 왠걸! 대부분의 사람들이 티셔츠위에 긴팔 자켓을 입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더운 여름날에 말이다!!
알고보니 그 쟈켓은 모두 팔꿈치, 어깨, 등부분에 프로텍터가 내장되어있는 쟈켓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때서야 왜 안전장구를 하는지, 그것이 왜 그렇게 필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아마 이때부터 바이크 장구류에 대한 무한 지름신의 영접이 시작된 것이라..... 후훗..)
2. 면허 2종소형 취득, 그리고 미들급 엔트리...
그러나가 나는 라이더들의 국가고시! 2종소형을 따내고 미들급으로 바이크를 갈아타게 된다.
이 때 연비도 토크도 코너링도 모두 좋은 혼다의 VTR 250을 탔었다. 아마 주변에서 누군가가 미들급 엔트리 바이크 중에서 추천해달라는 이야기가 있다면 주저없이 VTR 250을 추천하겠다.
보통의 125cc보다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 않은 연비와 V트윈 엔진에서 뿜어주는 토크는 정말 바이크에 대한 재미로 흠뻑 젖게 만들어주었다.
단순한 구조로 정비성도 매우 용이한 바이크지만, 내가 타는 동안 고장으로 인해 고쳐본 적은 없었다.
이때 일본 야후 옥션에서 대행업체를 통해 개인수입하는 법을 처음 배웠고, 트윈 머플러를 수입해서 멋들어지에 머플러 튜닝을 해주기도 했다.
125cc 탈 때 바이크 장구류에 대해 지름신을 영접하기 시작했다면, 이 250cc VTR을 탈 때에는 바이크 튜닝품에 대해 지름신을 영접하기 시작된 것이겠지... 크크큭~
3. 리터급으로...
1리터는 1000cc...그래서 보통 1000cc가 넘는 바이크들을 리터급 바이크라고 부른다.
내 취향과 성격상 일명 숑카 또는 R차 라고 불리는 레이싱 레플리카를 타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바이크를 즐기는 이유가 레플리카가 줄 수 있는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었으니까....
게다가 워낙 Unique한 것을 좋아라 하다보니, 다들 타고다니는 바이크를 타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아는 사람들이 본다면 "아! 저건!!" 이라며 알아봐줄 수 있는 그런 멋진 모델의 바이크를 타고 싶었더랬다.
그때 선택한 바이크가 1200cc의 심장을 가진 야마하의 V-Max였다.
유명한 만화 상남2인조에서도 잠깐 나오는 바이크다. 형이 이 다루기 힘들다는 V-max를 타다가 사고로 죽고, 동생이 이어받아 타면서 만화의 주인공들과 미묘한 대결구도를 이루기도 하는... 그런 등장인물이 타던 바이크다. 만화의 내용대로, 이 바이크는 일명 과부제조기라 불리는 위험한 놈 취급을 받는 독특한 명성을 가지고 있다.
이 바이크에는 V-Boost라는 것이 달려있는데, 이것은 일종의 단순한 과급기와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즉, 터보와 비슷한 컨셉에서 출발한 장치가 달려있다. 어느 RPM 선이 넘어가면 연료와 공기를 '과급'해주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알고보면 캬브레터에 보조 캬브레터가 따로 또 달려있어서, 과급해야 할 상황에 추가적인 캬브레터에서 과급을 받는 형식이다. "과급"이라는 목표를 단순한 구조로 솔루션을 찾아낸, 야마하가 대단해 보였다.
허나.... 이런 과급기가 달려있으니 갑자기 파워가 상승하는 성격때문에 다루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도는 것..
코너를 돌다가 갑자기 바이크가 치고 나가버리면, 라이더를 내동댕이 치기 딱 좋기 때문이다.
단, 모든 V-max에 V-Boost가 달려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사양과 일본사양은 V-Boost가 빠져있다. 그러면 진정한 과부제조기 V-max가 아니잖는가! 후훗.. (젊은 객기였으리라....)
그런저런 이유로, 운좋게 나는 북미사양의 V-Boost가 달린 모델을 구할 수 있었고, 리터급 바이크를 이렇게 타고 다니게 되었다.
참 재미있는 바이크였다. 축간거리가 길고 완벽히 직선주행 중심의 무게배분으로, 코너에서는 잘 눕지도 않아서 라이더를 식겁하게 만드는 면이 있었고, 고 RPM으로 코너를 돌아나갈라치면 악셀링을 잘못치면 바로 V-Boost가 터지면서 자신이 '과부제조기'임을 상기시켜주는 면도 있었으니... 꽤 어려운 바이크 같았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력이 뛰어난 만물의 영장... 몇주만에 맥스에 적응이 되었고, 코너에서 안누으려고 버티는 맥스를 쉽게 눕히는 법을 깨닫게도 되었다. (일명 페이크 스티어라고 불리는 기술을 쓰면 아주 쉽게 눕힐 수 있었다.) 5000rpm 정도에서 작동하는 V-Boost도 익숙해져서... 코너를 돌때에는 4000rpm정도에서 돌거나, 아예 6000rpm으로 돌면 되는 거였다.
동호회에서 친해진 태양이란 친구와 토요일 밤에 명동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다가..
"형.. 우리 동해바다나 함 쏴요." 란 소리 한마디에 꽂혀서 바로 밤길을 달려간 동해바다.
그때 느낀 자유는 정말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느낄 수 없던 자유였다. 유명하다는 실로암 막국수를 먹고 돌아오는 길 비를 만나 쫄딱 젖어서 집에 들어왔지만, 비를 맞으면서 들어오는 길에 해방감과 자유감을 가슴 한가득 느끼며 헬멧안에서 혼자 중얼거렸다.
"아.. 라이더는 바이크가 아니라 자유를 타는 거구나.."
아무 생각없이 그저 바이크가 타고 싶다고 생각해서 바이크를 타기 시작한지 2년만에 깨달은 자유였다.
하지만...
그렇게 V-Max와의 즐거운 추억을 한가득 가지고 즐겁게 바이크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지만, 바이크보다 더 사랑하게 된 한 사람이 생겨 결혼을 하게 되었고, 정말 아쉽지만, 맥스를 팔아버리게 되었다.
그렇게 3년여를 보낸 후,
가끔 여행가는 길에 마주치는 라이더들을 보면서 계속 동경의 눈빛을 보내며 늘 아쉬워하곤 하다가 다시 바이크를 타기로 결심!
바이크 대체품으로 구입해서 아낌없이 가꾸던 나의 네바퀴 카푸치노를 팔고 BMW R1200GS를 구입하게 되었다. 같은 엔진달린 것들이어도 네바퀴로는 채워질 수 없는 것이, 분명히 두바퀴에는 있었다.
아직까지는 BMW R1200GS에 모두 적응한 것이 아닌가보다. 아직까지는 V-Max보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독일인들이 너무나 깔끔하게 만들어놓은 바이크라서 그런 것일지도.....
먹는 것과 비교한다면... BMW의 바이크가 공장에서 만들어낸 깔끔한 두부의 맛이라면, V-max는 손으로 직접 만든 손두부의 맛이라고 할까? 고르게 갈은 콩, 일정하게 넣은 간수, 정확하게 자른 크기의 두부는 확실하게 Validation되어 깔끔함과 믿음직 스러움을 준다. 반면 손두부는 콩이 들쭉날쭉하게 갈리고 두부사이사이 빈틈도 불규칙하게 보이고, 손으로 대충 잘라 크기도 제각각이다.
즉, 장단점으로만 이야기하자면 BMW의 바이크가 확실히 훌륭한 바이크다. 그러나 매력으로만 이야기하자면 V-Max가 확실히 매력적인 바이크다. 둘 사이 더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둘은 맛이 확실히 다르다.
4. 다시 바이크를 타면서, 보고 싶어지는 사람....
바이크를 다시 타다보니..... 라이딩 중에 문득문득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준석이............ 그 녀석이 보고 싶다.
(왼쪽부터... 종현이형, 준석이.. 그리고 나..... 대하구이 먹으러 서해로 달렸던 날...)
준석이는 바이크를 참 좋아했지만, 바이크보다 사람을 더 좋아하던 녀석이었다.
뜬금없이 전화해서 수다떠는 것을 좋아했고, 그러다보니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모두들과 연락하면서 소식통의 역할을 하던 녀석이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늘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일이 이 녀석 하루의 대부분이었다.
이 녀석의 바이크는 혼다의 더블엑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녀석에게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기 시작했다. 가만히 신호대기 하고 있는데 트럭이 와서 받는다던가, 주차해놓은 바이크를 누가 와서 치고 간다던가...
그런데 운좋게 모두 보험처리를 받을 수 있었고, 우리는 이 녀석을 보험사 블랙리스트 1호에 올라있을 꺼라고 농담을 하고는 했다.
언젠가 준석이가 내게 수다떨며 말하길... 점을 보고 왔는데, 자신 주위에 조상신들이 계속 지켜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는 것이다.그래서 사고가 나도 다치지 않고 뺑소니 없이 보험처리 할 수 있었던 거 아니겠냐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가 있은 후 몇달 후........ 준석이는 더블엑스를 도난당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우리나라는 이륜차 도둑이 상상을 초월한다.)
내가 그때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준석아.. 혹시 요즘 잦은 사고가... 조상님들이 너 바이크 그만타라고 싸인을 보내시는 거 아닐까?? 이번에 더블엑스 도난당한 것도 그렇고.... 바이크를 한번 접어봐.."
준석이도 그 이야기가 솔깃했던지 "아.. 그런가?? 형~ 근데 그렇게 얘기하니까 무섭잖아요!~하하하"
그러고 몇달이 지났을까? 어느새 준석이는 아프릴리아 밀레를 사서 다시 라이딩을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그때 결혼을 위해 바이크를 팔아버린 상태였던지라.... 전화통화로 내게도 한번 보여달라고 얘기했을 뿐, 내가 바이크가 없어 준석이를 만나기는 힘들었다.
그러다가..............
준석이의 사고 소식을 들었다........
여의도의 직장 앞에서 과속하던 택시가 달려와 추돌해버렸고, 준석이는 현장에서 바로 유명을 달리했다.
울먹이는 다른 동생의 전화를 받고 달려간 장례식장... 믿어지지가 않았다..
준석이 사진 앞에서 절도 하고, 유족과 인사도 나누었지만.. 내가 아는 준석이의 장례식장이라는 느낌이 없었다.
집에 가는 길에 "형~ 뭐해요?" 하며 능글맞은 목소리로 준석이에게 전화가 올 것만 같았다..
내가 한 말이 씨가 된 것이 아닐까? 아니면 내가 적극적으로 더 말려보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한동안 난 죄책감을 느끼며 지냈다. 아마 그때 바이크를 팔지 않은 상태였다면
죄책감과 두려움에 바이크를 제대로 타지도 못했을 것이다.
얼마전 동호회 술자리 벙개에 나갔다가, 뒤에서 받히는 사고를 자주 당한다는 한 회원의 이야기를 듣고,
준석이의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럴땐 잠시 바이크를 타지 말아보라고... 어떤 싸인일 수도 있는거라고..
그렇게 얘기해주고 싶었다.
준석이를 그렇게 보냈으니.... 다른 사람도 그런 일이 생기면 안된다고 생각이 들었으니까.....
자주 받히던 친구가, 결국 사고가 나서 죽고 말았다고... 그렇게 운을 띄운 순간......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
다들 왜 그런 얘길 하냐며... 다들 손사래치며... 결국 웃고 떠드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 버린 것이다.
그래....... 술자리였으니까... 내가 잘못한거지....
준석이에게 무척 미안했다... 내가 준석이를 술자리 안주거리로 만들어 버린게 되었으니......
나의 세치혀와 상황을 고려못한 경솔함이 준석이의 이야기를 이렇게 만들었구나.....
준석아.... 보고 싶다..... 이렇게 경솔했던 나를 용서해줘....
그곳에선 더 멋진 바이크 타고 다니고, 사람들하고 수다떨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는거지??
요즘은 바이크를 타고 달릴때마다... 문득 니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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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얘기네요...
네..요즘 부쩍 그 녀석이 보고 싶네요...
혼다 vtr 250 구입하려고 하는데..신차 구입은 현재 국내에서는 할수 업다고 들어서요.
출퇴근용과 휴일 외출용으로 겸하기 위해서 알아본 결과 주저없이 이거다 싶어서 매장에 전화해서 알아봤더니..현재 국내에서는 구할수 없다더군요...이거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며 가격은 우리돈으로 얼마정도 되는지..초면에 질문 드립니다.^^;;
중고로 사려고 해도..시장현황이나 재품 상태를 알수 없어서..망설여지더군요.
시간있으시다면..알려주세요..
혼다코리아에서 이젠 VTR250을 안파는가 보군요..
바이크의 성능에 비해 이상하게 인기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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